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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러브버그는 억울해···함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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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중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0회   작성일Date 25-07-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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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 수도권에서는 ‘러브버그’가 창궐합니다. 떼로 다니는 습성이 있는 러브버그는 방충망과 자동차에 덕지덕지 달라붙고, 가끔 팔과 다리에도 붙는 탓에 많은 분이 고충을 호소하는데요. 그런 러브버그를 무작정 학살하듯 방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닌 익충이고, 화학약품 방제가 환경에 미칠 악영향도 고려해야 할 테니까요. 러브버그의 대발생(대량 발생)에 인간의 책임도 적지 않고요.
하지만 당장 동네를 새까맣게 뒤덮은 러브버그를 보면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러브버그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러브버그의 정식 이름은 ‘붉은등우단털파리’입니다. 짝짓기를 끝내고 나서도 며칠 동안 함께 날아다니는 모습에서 러브버그라는 별칭을 얻었죠. 1934년 중국 남부 장쑤성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실제 기원지가 어디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후 중국 남부와 대만·일본 등을 거쳐 서식지를 넓혔고, 국내에서는 2015년 처음 발견됐습니다.
한국에 상륙한 러브버그는 해마다 서식지를 넓혀 가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찾은 서울 은평구 공원에서는 러브버그 수백 마리가 ‘결혼 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양천구 아파트 단지에서도 수십 마리가 흰색 벽과 자동차에 붙어 있었습니다. 러브버그는 흰색을 선호하고, 차량의 매연 냄새를 부엽토(낙엽이 썩어 만들어진 흙) 냄새로 착각해 유인된다고 합니다. 인천과 서울 은평구 등에 주로 분포하던 러브버그는 이제 서울 대부분 자치구와 경기도 일대까지 확산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러브버그가 매년 대발생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러브버그를 낯설어하던 참새·비둘기 등 포식자들이, 러브버그를 ‘먹이’로 인식하면서 잡아먹으면 개체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네요. 하지만 그렇게 개체수가 줄어드는 지역보다 새로 늘어나는 지역이 아직까지는 더 많습니다. 사람들은 러브버그가 부엽토가 많은 숲속에서 주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관찰을 해 보니 아파트 화단 정도의 흙만 있어도 대발생을 할 수 있다고 해요.
그렇다고 대량의 살충제를 뿌려 가면서 러브버그를 방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러브버그는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무와 낙엽을 분해해 흙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익충에 속합니다. 살충제가 인체와 환경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무분별한 화학약품 방제는 특정 종의 천적까지 함께 죽이는 탓에 오히려 대발생을 부추길 수도 있죠.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친환경 방제’ 수단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빛을 이용한 광원 포집기가 대표적입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근에 대발생한 동양하루살이를 조명을 통해 포집한 사례도 있어요. 광원 포집기는 전기가 연결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서, 벌레가 좋아하는 향을 풍기는 ‘유인제’ 포집기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러브버그의 대발생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큽니다. 원래 아열대 지역에서 살던 러브버그가 한국에서 서식지를 넓혀 가는 것만 봐도 기후변화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곤충학회는 이대로면 50년 이내에 동북아시아 상당 부분이 러브버그 서식지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러브버그가 주로 도시에서 대발생하는 것도 도심의 ‘열섬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돼요. 앞서 일어났던 대벌레와 동양하루살이의 대발생에도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인간이 부른 기후변화 때문에 대발생한 벌레들을, 인간이 다시 죽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워진 날씨에 어떤 종은 대량 발생하지만, 꿀벌 등 어떤 종들은 개체 수 감소의 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칼럼에서 “기후위기로 곤충이 골칫거리가 된 줄로만 알았지, 그들 역시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에 함께 휘말리고 있다는 생각은 못 했다”며 “곤충이 사라지면 곤충을 먹이로 삼는 작은 동물이 죽기 시작하고, 썩어야 할 것들은 썩지 못하며, 식물이 번식하지 못해 식량위기가 닥쳐온다”고 했습니다. 해마다 무더기로 찾아오는 러브버그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경고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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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47.83%를 득표했고, 48.56%를 얻은 윤석열 후보에게 패했다. 불과 0.73%포인트 차였다. 올해 대선에서 이 후보는 49.42%를 득표해 41.15%를 얻은 김문수 후보에게 승리하며 3년 만에 승부를 뒤집었다. 득표수로 놓고 보면 역대 최고였고, 득표율도 지난 대선보다 1.59%포인트가 늘어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 후보 득표율이 윤 후보 득표율에서 7.41%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그만큼의 표를 모두 끌어오지는 못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표심이 어느 당 쪽으로 얼마만큼 이동했는지 알 방법은 없을까. 뉴욕타임스는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카운티(주 아래 행정단위)별로 이전 대선과 비교해 얼마나 민주당 혹은 공화당 쪽으로 표심이 이동했는지를 측정해 보여줬다. 예컨대 한 카운티에서 지난 대선 때 공화당이 민주당에 5%포인트 앞섰고,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5%포인트 앞섰다면 모두 10%포인트가 민주당 쪽으로 이동했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선거가 거대 양당 중심으로 치러지는 미국 특성상 양당의 득표율이 전체 투표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가 이 방법을 적용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난 두 차례 대선 득표율을 비교해보니 전국 252개 시군구(행정시·구 포함) 모두에서 민주당 쪽으로 표심이 이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당 쪽으로 가장 크게 표심 이동이 있었던 곳은 경기 과천시로 20대에는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18.36%포인트 앞섰지만 21대에는 3.62%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두 번의 대선에서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했지만, 줄어든 득표율 차 14.74%포인트만큼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이동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2위를 기록한 세종시는 20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7.77%포인트 차로 승리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22.41%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와 14.64%포인트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더 쏠린 것으로 측정됐다. 3위 인천 연수구는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6.58%포인트 앞섰지만, 이번 대선에는 민주당이 7.62%포인트 차로 역전한 것에 힘입어 모두 14.2%포인트의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간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쪽으로 가장 표심 이동이 적었던 1~3위 지역은 전남 장흥군, 전북 완주군, 전남 여수시 등 모두 호남 지역에서 차지했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득표차가 늘어날 여력이 적었던 영향이 컸다. 이들 지역은 20대 대선에서 민주당·국민의힘 간 득표차가 70%포인트 이상이었고, 이번 대선에서는 득표차가 2%포인트 안팎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표심 이동이 적었던 곳은 이처럼 호남 지역이 대부분이었으나 하위 10위권 내에 유일하게 경북 영천시가 포함돼 있었다. 영천시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20.41%, 국민의힘 76.26%였고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20.53%, 국민의힘 74.16%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살짝 줄어들긴 했지만 민주당 득표율은 거의 그대로였다.
이렇게 보면 12·3 불법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크게 이동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한 가지 변수가 존재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득표율이 8.34%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득표율이 낮아지고 민주당 득표율이 올랐다고 해서 모든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흘렀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개혁신당을 지지한 시민들의 성향은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체로 보수 성향으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 동아시아연구원이 대선 직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의 1.7%만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반면,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 중 8.3%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추정을 기반으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득표율을 더해 민주당 득표율과 비교, 표심 이동을 측정했더니 전체의 37.3%를 차지하는 94개 시군구에서 ‘국민의힘+개혁신당’ 쪽으로 민심이 기울었음이 확인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단순 비교에서는 모든 시군구에서 민주당 쪽 표심 이동이 나타났는데 10개 중 거의 4개꼴로 결과가 뒤집힌 셈이다. 국민의힘 득표율 감소분은 지역별 평균 6.18%포인트였던 반면, 민주당 상승분 평균은 1.54%포인트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국민의힘에 실망한 민심이 민주당 지지 쪽으로 온전히 흐르지 못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전체 득표율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49.42%가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친 49.49%보다 살짝 못 미쳤던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 쪽으로 가장 많은 표심 이동을 보인 곳은 서울 관악구였다. 관악구는 20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5.16%포인트 차이로 승리했고, 이번 대선에서는 득표차가 12.74%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겉보기에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득표율을 합하면 49.06%로 민주당 득표율 49.3%에 근접했다. 민주당의 득표율은 20대 대선에서 받은 50.32%에서 1.02%포인트 빠진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합친 득표율은 지난 대선의 국민의힘 득표율 45.16%보다 3.9%포인트 증가했다. 종합하면 모두 4.92%포인트의 표심이 국민의힘+개혁신당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힘+개혁신당 쪽의 표심 이동이 두드러졌다. 2~3위를 기록한 전남 광양시, 전북 전주 덕진구의 경우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각각 81.35%, 82.01%였다가 이번 대선에서는 80.41%, 80.96%로 다소 낮아졌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3~5%포인트씩 빠졌다. 그 틈새를 6~7% 득표한 이준석 후보가 메웠다. 결국 두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빠진 반면, 국민의힘+개혁신당 득표율은 상승해 각각 3.83%포인트, 3.75%포인트의 표심이 국민의힘+개혁신당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득표를 더하면 20대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개혁신당 득표율이 더 많이 나온 지역도 3곳 있었다. 수원 영통구와 팔달구, 울산 북구 등 민주당이 20대 대선에서 근소한 격차로 이긴 곳이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개혁신당 득표율이 살짝 더 높아졌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득표율을 더하고도 민주당 쪽으로 표심이 이동했다고 나타난 지역 중에는 충청권이 많았다. 1위를 기록한 충남 예산군은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33.24%, 국민의힘 63.12%를 기록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각각 37.68%, 55.15%의 득표율을 보였다. 민주당 득표율 증가세가 높았다기보다 국민의힘 득표율이 크게 빠지면서 개혁신당의 득표를 모두 더하고도 지난 대선에서의 국민의힘 득표율을 넘지 못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표는 확장할 수 있을 만큼 확장한 것”이라며 “계엄과 탄핵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층이 굉장히 결집한 것으로 보여 시사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의 의미와 시대적·정치적 환경을 고려하면 그렇게 많이 나올 수는 없는데, 그걸 흡수하지 못한 것을 보면 그만큼 정치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와 열대야가 기록됐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보다는 늦었지만 6월 치고는 무더운 날씨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무더위·열대야가 이어지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비를 뿌릴 정체전선(장마전선)은 당분간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30일 정오를 기해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지난해 첫 발령됐던 6월19일보다는 11일 늦게 나왔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곳도 전국 각지에 있었다.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열대야도 시작됐다. 서울에서는 지난 29일 밤 최저기온이 25.6도를 기록해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지난해 첫 열대야와 비교해서는 8일이 늦었다.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밤이 됐는데도 기온이 별로 내려가지 않았다. 열대야는 밤사이(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이밖에 강릉, 청주, 포항, 대구, 울산, 영덕, 영천, 서귀포 등도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1일 수도권과 강원도에 5~30㎜, 충청·전라·경상권에 5~40㎜ 소나기가 예보되는 등 간간이 비가 내리겠지만 더위를 모두 식히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다”며 “비가 그친 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덥겠다”고 전했다.
정체전선은 약화한 상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밀려 올라갔고, 정체전선이 동반한 비구름이 활성화된 라인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윤호중 의원을 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대통령실·내각·중앙행정기관에 뽑은 현역 국회의원은 12명이 됐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 대통령이 손발을 맞췄던 의원들을 적극 기용하는 데는 당정 협력을 기반으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무총리·장관 후보자 전원(8명)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다면 이재명 정부는 김대중 정부(10명)를 제외하고 현역 의원을 첫 내각에 가장 많이 임명한 정부가 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현역 의원 대거 기용을 두고 “저희는 유례 없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정권을 맡았다”며 “한·미 관세 협상 등 여러 막중한 현안 속에서 인사를 긴급하게 해야 될 필요성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민석 의원, 각 부처 장관 후보자에 정동영(통일부)·안규백(국방부)·김성환(환경부)·전재수(해양수산부)·강선우(여성가족부) 의원을 발탁했다. 대통령실 인사로는 강훈식(비서실장)·위성락(국가안보실장)·강유정(대변인) 의원을 임명했다. 임광현 의원은 현역 의원 신분으로 국세청장에 내정됐다.
현역 의원을 대거 기용한 데는 당정 협력 관계를 강화해 여러 개혁 정책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려는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만큼 초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호흡해왔던 분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직 정치인들이 많이 발탁된 것도 혼연일체로 뛰겠다고 (하는 것으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전·현직 의원들은 수차례 선거에서 1차적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외부 인사보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전·현직 의원이 낙마한 경우는 없었다. 가족과 사생활까지 겨냥한 고강도 검증을 우려한 외부 인사들이 입각 제안을 거절하는 ‘인력난’도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재선 이상 의원들은 자기 분야 전문가”라면서도 “과거엔 ‘의원 장관’이 한두 명이었는데 외부 인재들이 하도 안 하겠다고 하니 찾다 찾다 현역 의원들을 데려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들이 전진 배치된 인선을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장관으로서 체급을 키운 뒤 일부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도 이 대통령이 주문한 ‘해수부 연내 부산 이전’을 실행한 뒤 부산시장에 출마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후보자는 지난 25일 “1년 뒤 지방선거나 이런 건 사실 신경 쓸 겨를이 없고 실적과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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